• [묵향동후 웨이보] 마도조사 개정판 후기
    번역/웨이보·인터뷰 2020. 6. 21. 19:02

     

    20160812《魔道祖师》新修版后记

    https://weibo.com/u/5907302111?refer_flag=1005055013_

     

     

    Sina Visitor System

     

    passport.weibo.com

     

     

    드디어 수정이 끝났습니다.

     

    오랜 시간을 거친 끝에 거사 하나를 끝마쳤네요. 원래라면 궁서체로(원문:咆哮体) 글자마다 느낌표 붙여가면서 세 번 소리쳐야 맞겠지만 결국엔 평범하게 쓰기로 했습니다.

     

    초판은 총 52만 자, 개정판은 57만+. 제게 있어선 정말 큰 공사였습니다. 소설 연재와 수정까지 장장 몇 개월이 걸렸어요. 어느 쪽이 더 고되고 머리 아팠는지는 고를 수 없지만, 두 과정 전부 괴로우면서도 즐거웠습니다.

     

    연재하는 동안 일일 업뎃에 쫓기느라 정신이 너무 없었어요. 게다가 동인판 스트레스도 더해졌죠. 그래서 원래 생각했던 스토리 전개를 어영부영 넘겨버렸고, 제대로 짚고 넘어가지 못한 디테일이나 논리적인 부분이 다소 있었어요. 기존에 쓰려고 마음먹었던 스토리나 투샷을 이제야 속 시원하게 추가하게 된 거죠. 예를 들면 전생 백가 위렵 대회 때의 강제 첫키스신. 연재 당시 이런 대형 운동회+박람회를 어떻게 써야 좋을지 고민할 기력이 없어서 그냥 스킵해버렸습니다.< 명결과 광요가 쌍방 안티로 돌아서는 과정, 망기가 와이파이를 따라 난장강에 가는 장면, 현세 시점에서의 난장강 혈시 대전투 등은 전투신을 쓰기 싫어서 스킵해버렸습니다. 사추의 정체를 알아보는 장면은 아예 까먹었습니다……

     

    이렇게 게으름 피운 부분은 수정하는 과정에서 하나씩 보완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수정한 개정판은 제가 생각해놓았던 이야기의 원본입니다. 동시에 제게 있어선 지금 이 개정판이 진정한 오리지널 마도조사입니다.

     

    초판을 읽은 독자가 많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고착된 이미지 때문에 초판의 영향을 완벽히 벗어나기 힘들 것이고, 적잖은 의문이 제기되리란 사실도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의문은 마도 연재 시기부터 많이 받았습니다. 연재 내내 그랬죠.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압니다. 그래서 자신의 만족을 선택했어요. 앞으로 이 소설을 돌아봤을 때 최소한 쓰고 싶었던 것들은 전부 쓰여 있도록. 너무 큰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보통 완결 후기를 쓸 때는 과거의 세월을 회고해야 한다더군요. 그래서 저도 회고를 해볼까 합니다. 이 소설의 개요를 구상하기 시작한 건 대학교 최후의 1년 무렵입니다. 매일 밤 운동장에서 노래를 곁들여 산책하면서, 골치 아픈 졸업논문을 걱정하는 동시에 저도 모르게 머릿속으로 이야기를 날조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쓰게끔 저를 조종한 최초의 존재는 아마 머릿속에 나타난 어떤 모호한 화면일 겁니다. 깊은 밤 우림 속, 창백한 얼굴에 피를 묻힌 검은 옷차림의 사람이 냉혹한 표정으로 손에 든 무언가를 부러뜨리는 화면이었습니다. 피리인지 화살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어쩌다 이런 화면이 떠올랐는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도 없습니다. 저도 그 사람이 누구인지, 왜 그런 표정이었는지 몰랐으니까요. 그렇지만 어떤 기묘한 감정에 동화됐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어떤 느낌일지, 어떤 경험을 했을지를 흥미롭게 상상하기 시작했죠. 그를 위해 구체적인 줄거리와 온전한 논리를 창조하려 노력했고요. 문장으로 기록해 타인들도 함께 동화시켜 보기로 했습니다.

     

    일종의 감정으로 시작해 캐릭터를 정했고, 마지막에야 플롯을 짰습니다. 전환과 표현, 전달의 과정에서 에너지가 빗나가거나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저로서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어쨌거나 모색하고 공부해야 할 부분이 아직도 너무나 많습니다(ง •̀_•́)ง

     

    케미나 갈등씬 (일명 L과 개싸움)을 구상하고 기록한다는 것은 최고로 멋진 경험입니다. 전자를 예로 들면 천자소 담 넘기 사건, 유년시절 마주 앉아 서책 베끼기, 채의진(맞습니다, 전 학창 시절의 모든 장면을 아주 좋아합니다), 도륙 현무 동굴에서 밀당하고 난리 피우던 장면, 포악한 함광군이 실성해서 집 나간 아내 쫓아다니는(???) 장면 등등. 후자를 예로 들면 왕영교의 뺨을 갈긴 우 부인, 치고받고 찔러대는 의성조 선수들, 연화오 사당에서 단수 호모 망기무선의 뻔뻔함에 거품을 무는 강징(이봐요) 등등……

     

    이런 것들이 마도조사가 제게 가져다준 가장 큰 기쁨입니다. 그 무엇과도 비견할 수 없는 기쁨을요.

     

    마도조사는 제게 무척이나 의의 깊은 소설입니다. 처음엔 이렇게 많은 사람이 이 이야기를 읽어줄 것이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어요. 마도조사 덕분에 불가사의한 일을 수없이 경험했습니다. 멋진 사람들도 많이 만날 수 있었고요. 소설 내용이든 현실이든 희비와 긴장, 흥분이 교차했습니다. 한동안은 날마다 미칠 것 같았습니다. 시험적인 소설이었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이 많았으니까요. 어느 부분은 아무리 바꾸려고 노력해도 뼈대가 이미 굳어져 만족스럽게 고칠 수가 없더군요. 물론 훗날 다시 돌아본다면 성장의 흔적 중 하나가 되어 있겠지만요.

     

    하지만 다시는 완결을 낸 뒤에 또 수정하고 싶지 않아요. 웹소설 방식에 어울리지도 않고 자신을 두 번이나 고통에 빠트려야 하니까요…… 그래서 앞으로는 임시발행 기능으로 수정을 끝내고 업로드할까 합니다.

     

    연재 초기 적응기에는 글 곳곳이 서툴고 조심스러웠습니다. 하지만 후반부로 들어설수록 소설 속 인물의 감정선도 깊어졌죠. 연재와 수정 시기엔 ‘힘들어 죽겠는데 언제 끝나나’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막상 정말로 수정이 끝났을 때, 워드 페이지 마지막 줄에 엔터를 몇 번 치고 “完” 한 글자를 쓰면서는 무척 아쉬웠습니다.

     

    이미 본편이 완결된 뒤였고 번외도 있었지만 그래도 아쉬웠습니다.

     

    본편 연재를 마무리한 그날, 전 문화인 행세나 할 겸 시 한 구절로 본편을 끝맺으려 했습니다. 그 구절은 "曲终人不见,江上数青峰" 입니다만, 결국은 쓰지 않았습니다. 아름답고 멋들어지고 운치 있는 구절이지만 제가 고대하던 마무리는 아니었거든요. 너무 쓸쓸하고 감상적이잖아요.

    ("풍악 소리 끝나 인파 흩어지고 강산과 산봉우리만 남았네", <省试湘灵鼓瑟> 中)

     

    제가 바란 마무리는 "忘羡一曲远,曲终人不散" 였습니다.

    ("망선忘羡 한 곡조 끝났으나 흩어지는 사람 없네")

     

    소란이 가라앉아도 우리는 헤어지지 않듯이.

     

     

     

     

    ——묵향동후墨香铜臭 20160812   

    댓글